요즘 영국생활 하루하루 즐거워 죽겠는데 갑작스럽게 한국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 기분이 재기(-)했단 말임
오늘도 7시 기상해서 명상하고, 운동 가기전 간단히 간계밥으로 아침을 먹었다. 운동 끝나고 바로 출근이라 점심까지 속이 든든해야돼서 매번 먹는 요거트 말고 밥으로 챙겨먹었다.
헬스장 도착하니 8시 반 좀 안된 시각. 오늘은 8시간 쉬프트라 무리한 운동보다 가볍게 사이클만 40분 정도 타고, 샤워하고 개운하게 출근했다. 금요일이라 바쁠 걸 예상해서 괜히 근력운동 조졌다가는 오후에 좀비될까봐 안했다. 오랜만에 bbc 뉴스 팟캐 들으면서 사이클 타는데 한국에서 들었을 때와 달리 이해가 잘 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영어가 확실히 늘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출근할 때 기분 최상.. 아 요즘 기분 너무 좋다~~
신나게 출근해서 A와 고향인 일본으로 한 달동안 휴가 다녀온 S랑 신나게 catch up하면서 아침시간을 보냈다. 운이 좋게 바쁘지도 않아서 서로 얘기만 주구장창 낄낄대며 하고 놀았다!
1시에 그 문제의 중국남자M이 출근.. 요즘 얘랑 쉬프트 안겹쳐서 되게 좋았는데 오늘은 5시간이나 겹쳤다.
얘 덕에 오늘 기분이 재기했고, 평소에도 조온나게 비호감인 이유들을 하나씩 말해보겠다.(쓰다보니 매우 길어져서 접음)
1. 일을 못함 - 일한지 벌써 3개월도 넘었는데 기초적인 실수남발에 일의 우선순위파악을 못함. 함께 마감한적이 있는데 뭘 해야하는지 하나도 모르길래 일일이 하나하나 여러번 말해줬는데도 그걸 못했다.. 결국 그날 마감일의 80%는 내가 함. 과자 채워놓으라고 한 세 번말했는데 여전히 비어있길래 왜 안했냐니까 자기는 채워놨는데 손님들이 많이 사가서 비어있는거라고 변명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마감시간에 손님들 얼마 오지도 않았는데 짜식아..너한테 일을 많이 시킨것도 아니고 고작 그거랑 청소만 시켰단다..
2. 게으름 - 1은 그래 일한지 얼마 안돼서 어리바리탄다 쳤어도 2가 진짜... 너어무 안 움직이려고 함ㅋㅋㅋㅋㅋ내가 한국식 노예마인드 부리는거아님 진짜로ㅋㅋㅋㅋㅋ주문받고 커피만드는 것 까진 어찌저찌하는데 조금만 바빠지면 오븐에 데워야하는 파니니류, 냉장고에서 픽업해야하는 디저트류를 다른 사람한테 넘겨버린다. 물론 매우 바쁠때는 당연히 바에서 2명은 주문받고 커피만들기, 1명은 오븐앞에 서서 빵 데우고, 케이크 접시에 담아서 넘겨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문제는 그렇게까지 안바쁠 때도 얘는 남한테 휙휙 넘긴다. 이건 게으른거임.. 같이 일하는 다른 애들 아무도!! 안 그런다. 다른 애들은 만약에 그래도 항상 고맙다는 말을 하는데(자기 담당 주문이니까) 얘는 그냥 휙 주고 please/ thank you 한 마디를 안 붙인다. take away, for here 이렇게만 말함 싸가지 뭐노 맡겨놨냐고..?
3. 영국인도 안 부리는 영어부심 부림. 얘는 11살때 영국으로 넘어온애라 당연히 영어를 잘한다. 그런데 가끔 대화할 때 못 알아듣겠어서 되물어보면 왜 한 번에 못 알아듣는지 이해 못하겠다는 듯한 표정 짓고 한숨쉬고 이지랄함. 같이 일하는 애들 중 영국인도 있는데 얘들도 안 그러는걸..너 뭐돼? 니가 또렷하게 말 안하고 존나 웅앵웅앵대니까 그렇잖니.. 오늘도 또 이러길래 나 한국인이고 니는 여기 어렸을때부터 살아서 영어가 거의 모국어지만 나한텐 외국어고 당연히 한 번에 못 알아들을수도 있는거니 mean하게 굴지말라함 그러니까 미안하다 사과하긴했다.
4. 유리멘탈 - 위에 쓴 것처럼 일을 저런식으로 하니 당연히 나 말고도 다른 애들도 똑같이 부당하다 느꼈고(걔가 일을 존나 못하면 걔랑 일하는 다른 사람들한테 더 부담가니까), 매니저한테 M의 일처리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었다. 매니저는 자기가 알아듣게 말하겠다고 하고 교육 더 빡세게 시킨다고 함. 매니저 뿐만 아니라 곧 매니저 교육 받게될 A도 똑같은 말을 했다. 여튼, 그게 지난달이었다. 그때 I(어시스턴트 매니저, 스페인 출신 여성)가 휴가가기전 진지하게 M에게 동료들 사이에서 너에 대한 불만이 들어왔다고 말해줬다고 한다. I가 한 말 그대로 M이 내게 말해주면서 M이 말하기를, "I는 이런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 말하는 능력이 부족한것 같아. 너무 direct하게 말해서 상처받았어. I는 tone deaf가 확실해." 이러는거다. 내가 들었을땐, I의 말은 전혀 무례하지 않았고 그냥 사실 그대로 전달한 것 뿐이었다.. 심지어 그 이후에 sorry까지 덧붙이며 M을 도닥여줬다는거다. 내 경험상 I는 엄청엄청 착하고 순한 친구다... 작년말에 새로 S나 AN 들어오기전까지 나랑 I만 팀에서 여자라 알게모르게 의지도 많이했었는데. 자기가 일 못해서 컴플레인 전달받았다고 I를 tone deaf니 뭐니 이지랄하는게 진짜... 니 유리멘탈을 왜 I탓을 해? 그냥 지가 처음부터 일이라도 잘하던가..? 한국의 둥글게 말해요 예쁘게 말해요 쿠션어 생각나서 기분이 되게 더러웠다. 얘는 영국에서 10년넘게 살아놓고 여자가 지적하는걸 못 견뎌하노? 그럴거면 중국으로 돌아가람마
5. 외모평가 - 아 이것도 오늘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다. 앞서 쓴 것 처럼 오늘 아침에 가볍게 운동도하고 든든하게 아침도 먹어서 컨디션이 최상이었다. 일도 개열심히 함.. 물론 중간중간 수다 많이 떨긴 했지만. 여튼 근데 얘가 대뜸 나를 보자마자 이번주 많이 힘들었어? 이러는거다. 첨에는 뭔 소리지... 싶어서 뭔 소리야 왜 물어보는겨? 그랬더니 내가 exhausted 해보인다는거다ㅋㅋㅋㅋㅋtired도 아니고 exhausted 임.. 사람 면전에 대고 대뜸 너 너무 피곤해보여 이러는거 한국에서 제일 극혐하는 에둘러말하는 외모평간데, 이걸 영국에서 들을줄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래도 이때까지만 해도 내 kibun이 너무 좋아서 그냥 웃겼다. 그래서 다른 애들한테 가서 얘더라 나 오늘 어때 보임 피곤해보임???? 그랬더니 엥 너 오늘 완전 에너제틱한데 왜 너오늘 기분 좋다며;; 그럼ㅋㅋㅋM이 내 얼굴보고 exhausted 해보인대 ㅁㅊㅋㅋㅋㅋ 하니까 다들 절레절레했다..다들 아는거지..응.
비호감이유 5가지나 써놨지만 진짜 기분이 재기한건 이거였다.
6. 다른매장에서 커버와서 알게된 Y라는 친구. 홍콩출신 여성! new year's eve에 우리매장 커버와서 대화하다가 너무 잘 맞아서(본국 싫어서 외국으로 도망나온 아시안여성덜..) 아주 재밌게 대화하고, 같이 놀다가 배드민턴도 하게됐다는 얘기를 M과 N(얘는 이탈리아 출신 남자)과 했었다. M은 지 초대는 안해줬다고 살짝 삐짐. 그래서 내가 Y가 너 싫어하나보다 ㅎㅎ 시전했다 깔깔 어디 여자들 노는데 남자가 ㄲㅕ~~
근데 둘다 Y 너무 weird 하다는거다.. 엥? 나랑 놀땐 전혀 그런거 없었는디? 진짜 웃겼던게 Y가 N한테 자기는 외계인을 진지하게 믿는다고.. 했었단다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겨 아직도 웃기네 그리고 남자애들한테 너네 싸울줄 알아야 한다고 세계3차대전 터지면 어쩔거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말도 했다는거다 아 Y 너무 마음에 드는데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고 더 터지는게 Y가 우리 매장커버로 일하다가 오피스에 있는 냉장고 윗칸에 굴러다니던 코로나 맥주를 보고선 맘대로 따서 마셨다는거다 악악악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이 호쾌한 여성 어쩌면 좋음 N이 아니 자기 매장도 아니고 자기 맥주도 아니면서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먹는게 어딨냐며 꿍얼꿍얼했는데 어차피 그 맥주 아무도 안 마셔서 몇 달을 냉장고에서 썩고 있었던 거다ㅋㅋㅋㅋㅋㅋ짜식 쪼잔하기는.. 여자가 일하다보면 목말라서 맥주로 목도 축이는거지 씁 말이 많노!
여기까지는 서로 웃으면서 그래 그렇구나 하며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M이 걔 또 이상한 점 있다며 말하는게 진짜 가관이었다. 바로 한국땅 밟은줄 알았다. 한남이나 할 개 빻은 말을 하고 앉아있어서,,
"걔 브라도 안차;;"
이러는거임 M이.. 와 순간 뇌정지와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N이 바로 그건 니가 상관할 일 아니라며 정색했다. 아 내가 먼저 말했어야 되는데 조팔. 자적자가 더 빨랐노. N말 듣고 나도 그건 걔 선택이고 자윤데 니가 무슨 상관이냐며 존나 지랄했다. 브라 니나 차 미친놈아~~ 서프러제트의 나라에 살면서 노브라 이지랄을 해???? 영국에서 학교다닐때 페미니즘 필수로 안배우냐? 나랑 N 둘이서 쌍으로 그건 선넘었다고 뭐라 하니까 아니 그래도 웅앵웅 하는데 진짜 어이가 출타했다 도대체 남의 브라 여부를 왜 따지고 있음? 진짜 creepy한 새끼..걔 여친이 불쌍했다 그 여자애는 자기 남친이 이렇게 빻은거 알고는 있나?
내가 구구절절 싫은 점을 써놓기는 했는데, 그래도 애 자체가 못되먹고 그렇지는 않다. 참 인간은 다면적이란 말이지....그래서 살면서 적을 만들면 안 되는 것 같다. 두루두루 잘 지내는게 베스트. 오늘도 옆에 젤라또 집에서 같이 아이스크림먹자며 얻어오고, 내가 영국에 오래오래 붙어있다고 하니까 자기 가족 변호사한테 이민관련해서 물어봐줄 수도 있다고 했다. 이러니 참 미워할 수 만은 없다. 나이가 어리기도 하고. 나이는 우리팀 막내임. 생각이 틀딱이라 그렇지..
여튼 이제 좀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랑 정붙고 그랬는데 매장 이동하게 돼서 살짝 아쉽긴 하다. 근데 바쁜거 생각하고 마감시간 생각하면 옮기는게 맞다. 최대한 꿀빨면서 돈벌어야지.
집 오는 길에 아마존 택배 픽업해서 벼르고 벼르던 코트 걸이를 조립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거 사서 잘 썼는데 20파운드 주고 잘 산 것 같다. filmsy하지 않음. 의도한건 아닌데 침대 프레임이랑 같은 색 나무라 통일성까지 굿
든든하고 건강한 음식으로 저녁까지 잘 챙겨먹었다. 그러고나니 마침 플메들이 다 집에 없어서 혼자라 엄마랑 거의 두시간을 페톡으로 편하게 수다떨고 놀았다. 3월에 잠깐 한국갈까 말까 한다니까 얼른 오라고 함.. 그리운 가족이랑 친구들 보러 잠깐 2주만 다녀올까.. 고민중이다. 한 달은 너무 길고 2주가 딱인듯. 흠 일단 상황을 보자.
다섯시에 눈이 떠졌다. 좀 더 자려고도 했는데 잠이 안 와서 그냥 바로 아침명상 시작. 오후에 센트럴 갔다가 저녁에 배드민턴 밋업을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이른 오전, 플랫 청소를 끝내고 헬스장으로 향했다.
사이클 30분 돌리고 하체 근력 기구 후 천국의 계단 10분 정도 한 후에 집으로 왔다. 운동중에 area manager한테서 연락이 왔다. 다른 매장(커버가봤는데 한가하니 좋았다) vacancy가 났다며 transfer 원한다면 해주겠다는 메시지였다. 바로 옮겨달라고 답신보냄. 최대한 빨리 해준다고 했다. 저번에 borough 매장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하길 천번만번 잘했다. 드디어... 지oxo 매장 탈출이다..!! 손님 없어서 boring하게 일하는거 내 소원이었음 소원성취 개꿀 물론 우리매장 사람들 다 좋지만..(새로 들어온 중남 제외) 일이 다른매장들보다 어나더 레벨로 빡세니까 옮기는게 맞다. 마감시간도 너무 늦고.
운동후 점심먹고 센트럴 나들이~~~
본드 스트릿 역에 내려서 10분 남짓 걸어가면 Daunt books가 나온다.
유명한 서점인데 한 번도 안 와봐서 구경겸, paperblanks 노트 입점된 매장이라 노트 구경도 할 겸 갔다.
매장이 너무 예뻤다. 오래오래 책 읽다 가고 싶은 분위기. 실제로 아래층에는 의자가 몇 개 있었고 앉아서 책 읽는 사람들이 있었다..
서점은 책도 책이지만 이런 엽서들 구경하는게 서점오는 재미 중 하나. 마음에 드는 노트도 발견해서 필사용으로 한 권 구매해서 나왔다.
choosing keeping 으로 가는 길에 발견한 르쿠르제 매장
세일한다기에 구경이나 하고 사봤자 머그 컵 하나 살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주물냄비 사부렀다 통장 잔고에 안녕을...
한국에서 쓰던 건 제일 유명한 주황색이었는데 이번에 산건 20인치 ocean 색상이다. 그린같기도 하고 블루같기도 한 오묘한 색상. 세일해서 129파운드였다. 그래도 정가보다 100파운드 넘게 싸게 샀으니 잘 산거라 생각할란다. 어차피 사고 싶었던 냄비여.. 요리 자주하니까 괜찮아.. 400ml짜리 큼직한 머그컵도 세일가에 잘 샀다. 저녁에 차 마실때 요긴할듯.
양손 무겁게 들고 choosing keeping 으로 갔다.
아직 네뷸라 토모에리버 노트 있어서 참았다 노트 한 권에 50파운드는 진짜 아니지..일본 갔다온 ㅅㅋ상한테 부탁이라도 해볼걸 그랬나 쩝
여기에서는 홈페이지에서 미리 봐뒀던 세일러 어두운 보랏빛 잉크 252번과 라이프 노블 노트 한 권 지름. choosing keeping 에서 만든 올해 다이어리는 실제로 보니 사이즈가 너무나 작고 디자인도 그닥, 종이질도 그닥이었다. 한 15파운드였음 모를까 25파운드 주고 사는건 아닌것 같아 패스. 매장에 히터를 너무 세게 틀어놓는 바람에 더워서 구경 오래 못하고 얼른 나왔다.
바로 집으로 갈까하다가 artisanbakery라는 문구에 홀려서 들어간 카페 Fabrique covent garden점. 혼자 오기 딱 좋았다.
시나몬롤과 플랫화이트. buns from home 시나몬번을 너무 맛있게 먹었어서.. 과연 여기는 어떨까 싶었는데
buns from home과는 다른 푹신한 느낌으로 맛도리라 또 주문했다. 커피도 맛있어서 디카페인으로 라떼 한 잔 더 주문함.
분위기도 좋고, 안에 화장실도 있고. 자주 오고 싶은 카페였다. 번 종류가 많았는데 종류별로 다 먹어봐야지. 테이블이 겨우 네다섯개밖에 없어서 그런지 손님도 거의 없고 한가했다. 물론 내가 평일 오후 시간대에 온 것도 있긴함. 그래도 런던은 워낙 평일이고 주말이고 늘 북적이고 관광객으로 시끌시끌한 도시라 이런 관광지 부근은 조용한 카페 찾기가 어렵다..
일기도 좀 쓰고, 친구랑 통화도 하고 두 시간쯤 잘 쉬다가 튜브타고 집으로 왔다. 집오니까 6시.. 배드민턴은 7시.. 시나몬번을 2개나 먹고 오긴 했지만 그냥 가면 배드민턴 치다가 배고파질 것 같아서 프로틴 요거트 하나 먹고 밋업장소로 시간 맞춰 갔다.
집 주변 학교 실내 체육관 같은 곳이 밋업장소였다. 이런 밋업은 처음이라 어떨지 되게 궁금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정말 좋았다. 오랜만에 배드민턴 원없이 치고 온듯.. 배드민턴을 이런 배드민턴 코트 그려진 곳에서 하는건 중학생 이후로 처음ㅋㅋ한국에서는 공원에서 친구랑 재미삼아 운동삼아 치기만했지 배드민턴 룰 다 까먹어서 룰이랑 자세 이런거 친구가 많이 알려줬다. 가니까 잘하는 사람들은 거의 뭐 선수마냥 날아다녀서 신기했다. 뭣도모르고 기모 조거팬츠 입고가서 두시간동안 땀으로 샤워하고 왔다ㅎ
이런 게 있는지도 모르고 살다가 친구가 데려가줘서 또 신세계를 경험.. 너무 고마웠다! 보통 이런 운동 밋업은 남자가 80-90퍼라는데 이 밋업은 그래도 여남성비가 4:6정도라 좋았다. 대부분 아시안인 것도 좀 마음의 평화를 줌.. 심지어 한국 여성분도 한 분 계셨다! 같이 두 번이나 게임함. 정신없고 바지덕에 너무 더운 나머지 대화 나눌 기회를 놓쳐서 아쉽다. 친구는 매주 수요일마다 온대서 담주 수요일에도 보기로함ㅎㅎ
I've been never better than now. 요즘 자주 하게 되는 말이다. 그만큼 영국 살이가 드디어! 살만해졌고, 영국에 온 게 더 이상 후회스럽지 않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럽다는 얘기다. 일상이 크게 바뀌거나 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편안하고, 기분이 좋은가 생각해봤다.
그러다 문득 버지니아 울프의 책, 자기만의 방이 떠올랐다. 그는 20세기에 여성이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은 그저 남성의 부속품으로만 존재하던 여성혐오적인 지난한 시절에 '작가'라는 직업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그시대 여성이 독립적으로, 주체적으로 뭔가를 해볼 수 있던 일종의 탈출구 역할을 해주던 직업이지 않았는가 싶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 돈이 필요하다는 말.
궁극적으로 여성의 자주적이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이들이 삶을 영위해 나갈 독립적인 공간과 돈이 필요하다는 뜻. 21세기인 지금도 집에 아버지의 서재는 자연스럽다고 느끼면서 어머니의 공간은 훤히 트인 부엌과 아버지와 공유하는 안방 말고는 없다는게 씁쓸하네.
여튼 가족의 간섭이 전혀 닿지 않는 소중한 내 방 한 칸이 있고, 적지만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내 삶을 꾸려나간다는 사실에서 오는 만족감이 가장 큰 행복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카페일도 이제는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져서 크게 힘들지 않고(물론 바쁠 땐 여전히 죽어나간다), 최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새롭게 깨닫게 되는 것들도 참 많다. 단골 손님과 스몰톡을 주고받고, 오늘같이 한가한 날에는 동료들과 수다도 원없이 떨고. 아,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들도 적지만 생겼다.
영국에 온지 얼마 안됐을 때는 모든게 처음이라 무섭기도 하고 문화가 낯설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요즘은 거의 익숙해졌다는걸 몸소 체험중이다. 물론 여태까지 다사다난했지만.. 당장 저번주 토요일만해도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명상을 시작하면서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되고, 게을리했던 요리와 운동도 하며 내 몸을 돌보는데 열중하고 있다.
진지하게 영국 비자 연장할 길도 모색해봐야겠다. 비자 스폰서십 가능한 회사를 들어가야겠지 그럼..
갓생이 별거냐..이게 갓생이지ㅎ
어제 아침에는 처음으로 gym class 들어봄. 겨우 30분이라 얕봤는데 그냥 크로스핏 재질이었음. 언제 끝나나 시계 1초마다 확인함. 심박수 180 찍음. 오늘 미친듯한 전신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다ㅋㅋ
어제 커버갔던 borough 매장.. 여기 그냥 일하는게 천국이라 최근에 한 명 그만뒀다길래 바로 area manager 한테 전입 안되냐고 연락함ㅋㅋㅋㅋ슬프게도 안된다고 했지만 비슷한 작은 매장들 vacancy나면 연락준댔다 우리매장 정말 다 좋은데 너무 바빠 pay rise 해준다더니 언제 해주노 borough는 더블도 충분히 가능할 정도의 업무강도임.. 아니 업무강도랄게 없달까 어제는 그냥 쉬면서 돈벌어간 기분이었다
어제 오랜만에 격한 운동을해서 그런지 뭔지 이상하게 잠이 안 왔다. 몸은 피곤한데 의식이 안 꺼지는 이상한 경험을 함. 명상도 한 두번하고 일부러 잠 잘 자려고 침대 들어가기 한시간 전부터 폰도 안 봤는데 계속 잠을 못 잠..의식이 또렷해
5시쯤 됐을 때 그냥 포기하고 가계부 정리하고 출근 준비함 에라이 오늘 하필 또 오프닝이어가지고
천만다행으로 오늘은 비가 와서 그런지 한가한 날이었다. 매니저가 한 시간 일찍 퇴근해도 된대서 두시에 퇴근.
집와서 바로 빨래돌리고 저번부터 만들어 먹으려고 벼르고 있던 두부김치를 만들었다.
김치참치볶음이랑 두부, 김이랑 함께 먹으니 극락 갔다옴.
먹고 소화시키고 한 시간은 있다가 자려고 했는데 잠이 미친듯이 쏟아져서 빨래 널고 기절잠을 두시간 반정도 잤다. 더 잤으면 오늘 밤 또 샐각이었는데 두 시간 반이면.. 오늘은 잘 잘 수 있겠지?
내일은 오프!! 저녁에는 처음으로 홍콩인 친구가 제안한 배드민턴 밋업을 함께 나가보기로 했다. 장소도 집 근처라 최고야... 배드민턴 한국에서 동네 친구와 자주 치곤했는데 너무 오랜만이라 잔뜩 기대중이다.
내일 밋업가기전 센트럴에 나가서 2023년 다이어리를 사볼까 한다. 다이어리로 지금 쓰고 있는건 미도리 노트 제일 작은 버전인데, 장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서점에 들러서 페이퍼 블랭크스 노트를 살지 choosing keeping에서 만들었다던 다이어리를 살지.. 내일 가서 직접 보고 사야지. 날짜가 기입된 다이어리는 고등학생 이후로 안 사고 있는데 choosing keeping.. 디자인에 살짝 혹했다. 물론 만년필 적합 여부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만년필 잉크도 필요해서 한 병 사오려고 한다.
갑자기 한국 집에 두고온 이로시주쿠 잉크들이 그립다.. 미니 1세트는 가져올걸 그랬나. 엄마한테 택배로 부쳐달라고 할까
잘 자고 6시에 스무스하게 기상해서 짐까지 출석완료. 하체 등 근력 조지고 런닝머신까지 야무지게 탔다. 7시에 가니까 한가하고 좋았음.
개운하게 씻고 모리슨에서 간단하게 장을 봤다. 단백질 음료 할인해서 사봤는데 맛있어서 대만족.
집에 돌아와서는 오븐에 로즈마리, 소금 후추로 간한 소시지와 야채를 대량으로 구웠다.
출근 전 옥스포드 스트릿에 있는 룰루레몬 매장에 들러서 레깅스 두 장을 샀다. 운동 깔짝깔짝하면서 장비욕심만 많음
사실 한 장만 살랬는데 예상외로 할인이 많이 들어가길래 얼라인 하나, 러닝용으로 베이스 페이스 하나 이렇게 샀다. 얼라인 레깅스는 예전에 사이즈 10으로 샀었는데 이번에는 피팅해보고 6 사이즈로 샀다. 좀 더 타이트했으면 좋겠어서.. 베이스 페이스는 10도 괜찮길래 그냥 10삼
하 매장매니저년도 제정신 아님 진작에 알려주던가 막판에 알려줘서 마감 늦어지게 할 이유가 없잖음
심지어 그 일들도 내가 내 쉬프트 시작전 퇴근하는 애한테 내가 해야하는지 이미 체크했던 일들이었다. 걔는 할 필요없다고 말했었고..
아 이 상황에서 그 인도남이 진짜 결정적으로 나를 개빡돌게했던게, 내가 재확인차 매장매니저한테 전화를 걸고 확답 받은 후 급하게 일들을 처리하는 동안 그새끼는 계속 그 매니저와 시시덕거리며 통화를 계속하고 있었고 잔업을 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여기서 참다 못해서 아직도 전화중이냐며 얼른 마감하고 집에 가야하지 않겠냐고 말하니까 그제야 쏘리 쏘리 미안해 니가 다했네 넌 최고야 어쩌구 저쩌구 해야되는 일 말해줘 내가 다 할게 웅앵웅 이지랄함
아까는 자기는 매장 마감을 아주 빠르고 잘 한다며 묻지도 않은 지자랑을 그렇게 하더니 뭘 해야될지도 모르는 거임 뭐 이런새끼가 다있노
결국 30분이나 늦게 퇴근했다 일은 일대로 다해서 피곤한데다가 그 새끼의 무능함과 뻔뻔함에 치가 떨렸음
여튼 씩씩대면서 집에 왔고..오늘 오픈이라 또 일찍 자야됐는데 이상하게 잠이 안 와서 거의 못 잤다. 몸이 너무 피곤해도 잠을 못 자는건가? 아니면 스트레스 뒤지게 받아서 그런 걸수도. 잠 좀 자보려고 수면 찜질 안대도 하고 명상도 하고, asmr 듣고, 스트레칭도 해봤는데 하품만 나오고 의식이 안 꺼지는 거임. 한 세 시간을 뒤척였다. 그러다 한 세네시쯤 겨우 잠들어서 두 시간만 잠.
그리고 오늘.. 우리 매장 출근해서 매니저한테 어제 이런 일이 있었다 말하니까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area 미팅때 만나서 불만제기?같은 거 할거라 함. 말 뿐일수도 있지만 좀 속 시원해짐
오전은 조용하게 지나갔는데 오후되자마자 지역 매출 1위 매장 아니랄까봐 또 개바빴음.. 힘들어서 기절할 뻔
다행히 매니저가 고생했다고 한 시간 일찍 퇴근시켜줌
퇴근 후 바로 집... 못 가고 어제 커버갔던 매장 오늘 또 감ㅋㅋㅋㅋㅋ재고실에 옷 두고 나와서 가지러감 골때림
공교롭게도 그 문제의 매니저가 매장에 있었는데 일부러 그런건지 그저 우연인건지 몰라도 다른 직원한테 어제 커버왔던 사람이라고 말하자마자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나를 피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ㅋㅋㅋㅋㅋ??옷 챙겨 나갈 때도 똑같이 바닥에 쭈그린 자세로 있어서 뭔가 싶었음
물론 내 자의식 과잉일 수도
오늘 A가 우크라이나 전통디저트 자기가 만들었다고 먹어보라고 가져다 줬다. 밀알로 만든 오트밀같은 느낌.. 특이했다 맛은 그저 그랬는데 그냥 맛있다고 함 만든 정성이 있잖어 근데 사진을 안 찍었네
이건 어제 만들어놓은 소시지야채구이, 점심도시락으로 싸왔다
근데 통화하느라 많이 못 먹음 ㅜ
저녁은 막례할매 레시피로 떡볶이 만들어 먹었다. 설탕을 꿀로 대체해서 괜찮을까 싶었는데 존맛. 만들기 쉽고 맛있어서 더 자주 해먹어야 겠다
내일도 다른 매장 커버가야함 아오 제발 별일없길 내일 이후로는 당분간 ㅋㅓ버는 가고 싶지 않다
무지 잠옷 세일 끝났더라..? 어젯밤까지만해도 홈페이지에서 세일하던데 어제가 마지막 날이었나봄 세일가 보다가 정가보니까 슬퍼져서 결국 잠옷은 패스
다이닝룸 간절해…
여튼 그렇다고 암것도 안 산건 아니고 장갑과 흰색 롤넥 티셔츠, 투명 아크릴박스, 버터치킨커리를 사왔다.
수족냉증 폰중독인간에게 아주 유용할 예정
= 책상 아무데나 굴러다니는 기초제품들 보관
그리고 르라보 소호 매장가는길..크리스마스 시즌 런던 길거리는 구경하는 맛이있다
르라보 소호매장 도착 표지판 일부러 저런 디자인인건가? 뭔 감성인지 모르겠음….곧 망할 것만 같은 디자인
한국 백화점 입점 매장만 가봤지 이런 플래그십 매장 방문은 처음이었다. 손님 나밖에 없었어서 여유롭게 궁금했던 향수들 시향함
근데 시향지 옆에 있는줄 모르고 초반에 네임택이 시향지 재질같길래 거기에다 뿌려서 시향함 웃긴건 직원이 아무말도 안했다….ㅎ별로 손님에 관심이 없었음 뭐 난 오히려 편했다
맛차 향이랑 뭔 도시 한정? 이런저런 특이해보이는 향수들 쭉 시향해봤는데 내 코에는 역시 떼누아랑 네롤리만 좋았음
상탈이 제일 유명하긴 하지만 영국에서는 너무 흔하다 하루에 최소 세번은 맡음 좋긴한데 흠 어나더13은 영안실 시체행이고 역시 난 떼누아 밖에 없다..여름만 빼고 봄가을겨울 내픽 꿀에절인 묵직한 우드+과일인데 마치 위스키같은 향임 지속력은 좀 애매하지만..한국이고 영국이고 떼누아만 뿌렸다하면 호드백파티다
떼누아 리필되는 동안 매장 마저 구경함
리필하는 랩 바로 옆 구석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공간이다
여기서 바질 핸드로션을 발랐는데 향이 정말 오래갔다 아쉽게도 향은 불호 바질향+상탈의 싸한 향이 섞였는데 뭐랄까 케찹향?을 계속 맡고있는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쨌든 20%할인받고 새 라벨과 함께 리필해온 떼누아. 리필이 빈 공간 하나없이 꽉 채워져있어 소소하게 감동.. 원래 새제품도 이렇게 꽉 채워져있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거리에 크리스마스 조명 장식들 또 구경
바로 집가긴 아쉽길래 올레앤스틴 들어옴 여기 시나몬번이 맛있다고 들었는데 깜빡 잊고 크리스마스 어쩌구 머핀이랑 라떼주문함
네로말고 다른 카페 정말 오랜만에 온것 같은 기분.. 라떼는 괜찮았는데 저 머핀은 그닥이었다 특별할 것 없는 초코머핀
그나저나 노트북 놔두고 자리 비운 용자가 있더이다 다이어리 쓰고 가계부 정리한 다음 일어났다
스크린이 휘황찬란하던 토트넘코트로드 역 앞
꼭 포도주스 같은 뱅쇼로 오늘 하루 마무리 월드컵 라이브로 한국브라질 16강전 봤는데 재밌었다 브라질 너무 잘하는 와중에 한국도 1골 넣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