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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 볼 부분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건조하고 가려운 증상이 시작됐다. 고2 겨울 처음 겪었던 피부염과 비슷한 증상이었는데, 그 이후로 가벼운 피부염을 여러 번 겪기도 했고 자연치유된 적도 많아 이번에도 그러려니 하고 순한 보습제를 바르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그러던 중 어젯 밤, 자기 전 아비브 어성초 껌딱지 마스크팩을 붙이고 배리어덤 크림까지 두둑히 발라두어서 피부가 많이 진정됐을거란 내 기대와는 다르게 볼쪽이 미치도록 가렵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가려운 부분을 살살 더듬어보니 열감과 붓기까지 느껴졌다. 피부과에 안 가고 집에서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영 아닌 듯 싶어 오늘 오후에 피부과에 다녀왔다. 동네에서 평소 가던 곳 말고, 친구가 아토피때문에 다닌다는 피부과로 갔는데 사람이 많아 3-40분 기다리다가 진료를 받았다. 기다린 시간에 비해 진료는 겨우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친구가 전에 이 피부과의 악명높은 대기시간과 매우 짧은 진료시간에 대해 말해주기는 했었지만, 막상 직접 겪어보니 더 허탈해졌다. 

 

가려움, 건조, 따가움의 원인은 예상대로 피부염이었다. 피부염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번에는 알레르기성 피부염. 이틀치의 먹는 약과 연고,  토너를 처방받았다. 주사를 맞으면 빨리 가라앉을 것이라고 해서 그것도 맞았다. 보습은 처방받은 토너와 집에있는 수분크림으로만 하고, 연고는 자기전에만 바를것. 토너는 '비즈톡스 워터 에센스- 60ml' 로 25000원, 연고는 '리도멕스 크림(스테로이드)', 처방약과 함께 2800원 정도였다. 의사쌤도 그렇고 약사쌤도 연고가 스테로이드 연고라는 말을 해주지 않아 집에와서 보고 알았다. '1st Try steroid' 라고 하니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래도 혹시 몰라 검색해보니 아기들 기저귀 발진에도 사용되는 크림으로, 스테로이드 7등급 분류체계중 5등급에 속하는 크림이다. (1등급 -> 7등급 = 효과 강->약)

 

왼 : 리도멕스 크림 / 오: 비즈톡스 워터에센스

 

미스트는 집에오자마자 바로 뿌려봤는데 신기하게도 볼의 붉은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물론 맞고 온 주사 덕분일 수 도 있긴 하다. 그래도 뿌렸을때 안개분사가 되고, 전혀 따가움 없이 얼굴이 편안한 느낌이라 첫 인상이 좋은 제품이다. 향은 약하게 꿀냄새 같은게 나는데 거슬리지 않는다. '본 제품은 Bee Venom 100ppm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하여 사용하십시요.' 라는 문구가 뒷면에 써있다. 그래서 꿀냄새가 나는건가?

 

이어서 거의 다 쓴, 일주일 전부터 유일하게 발랐던 기초제품들을 짤막하게 리뷰하려고 한다. 공교롭게도 둘 다 제품명에 '배리어덤' 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첫 번째는 스킨앤랩 배리어덤 인텐시브 크림.

 

10월 말에 구매했던 크림. 약 3개월만에 이렇게 납작해졌다. 아마 두 세번 쓰면 없을듯! 

 

이 제품을 쓰고 드라마틱하게 피부가 좋아지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하면서 썼던 수분크림이다. 재생크림으로도 잘 알려져있다. 안에 하얀 캡슐이 들어있는데, 이게 필라씨드라고 피부장벽보호에 도움을 준다고 했었다. 가장 만족했던 점은, 얼마 전 제주도에 갔을 때 불던 매서운 바닷바람으로부터 내 피부를 잘 보호해줬었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피부염까지 구제해줄 수는 없었지만 쓰는 내내 별 불만이 없던 제품. 피부염으로 극도로 예민해진 볼 부분에 발라도 따가운 느낌이 없었다. (어젯밤에 그런건 아마 아비브 마스크팩이 문제였지 싶다. 크림만 단독으로 발랐을때는 안 그랬음. 그래도 이 마스크팩 보통때는 꽤나 만족하면서 썼던 팩이다ㅠㅠ)

 

나는 새로운 기초제품을 써보는걸 워낙 재밌어하는 사람이라, 다음 수분크림은 다른 제품을 살 예정이지만 좋은 인상을 준 제품이라서 언제든지 또 재구매 할만한 크림으로 기억할 것 같다. 보습력이 과하지 않고 딱 적당해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부담없이 추천할 수 있는 크림이다.

 

유리아쥬 배리어덤 시카토너. 내일 아침 한 번 쓸 분량만 남았다.

 

두번째는 유리아쥬 배리어덤 시카토너다. 이거.. 애매하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건 촉촉한 토너는 아니라는 점. '시카' 는 내가 기초제품을 살 때 항상 구매하고 싶도록 만드는 단어 중 하나다. 민감성도 쓸 수 있을 정도로 순하고 진정효과가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 제품이었다. 유리아쥬라는 더마브랜드에 대한 막연한 신뢰감도 작용했을거다. 하지만 토너에 함유된 진정파우더? copper-zinc? 징크 파우더 맞나. 이게 아무래도 파우더라서 토너를 흡수시키고 나면 피부가 쫘악 하고 당기는 듯한 건조함이 있었다. 한 번 더 레이어드 해주면 건조함이 좀 덜해지기는 했었다. 하지만 흡수가 좀 느린편이라.. 레이어링하는게 세상 귀찮았으므로 몇 번 안해봤다. 아마 내가 이걸 여름에 썼다면 더 만족했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겨울이라.. 영 아쉬웠다. 그래도 쓰는 동안 피부에 따가움이나 트러블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피부염 걸렸던 와중에도 위의 크림과 함께 사용했었다. 재구매는 글쎄.. 잘 모르겠다. 참 애매했어서 아마 이번에 써본걸로 끝나지 않을까. 이 제품 말고도 순하고 촉촉한 토너들 많으니까. 

 

얼른 피부염 완치하고 싶다. 연고 바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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