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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은 항상 이렇게 산뜻하게 살았던 건가? 편해져도 너무 편해졌다.


머리카락을 이렇게 짧게 자른건 처음이다. 벌써 2주 되어간다. 다 자른 후 머리가 가벼워서 날아갈 것 같았다. 머리 감는데 샴푸 평소 쓰던 양의 반의 반의 반만 있어도 감는다. 말리는 것도 드라이기 10분이 안 걸린다. 애초에 수건으로 몇 번 털면 반은 마르는듯. 관리하는 것도 별 거 없다. 바짝 말리면 끝. 신세계다.
계획 반 충동 반으로 미용실에 갔다. 요즘 pt받는데 머리카락이 너무 거슬리는 거다. 중단발 좀 넘는 길이었는데 워낙 숱이 많아 그런지 묶어도 묵직한 느낌. 운동하고 씻으면 머리 말리는데 한 세월. 이보다 더 긴 머리였을때 어떻게 버텼지 싶었다. 머리 좀 자를까 하던차에 그냥 질렀다.
숏컷 자체는 2년전에 해본 적이 있다. 그때도 거의 허리까지오는 긴 머리를 단번에 잘랐다. 입국하고 한 달도 안되어서 잘랐는데, 흔히 ‘여성숏컷‘ 범주에 속하는 머리였다. 숏단발에 가까웠다. 그래도 당시에 외가 친척들이 엄청 별로니까 얼른 기르라고 성화였다. 나도 머리가 짧아진건 괜찮은데 여전히 어딘가 모르게 덥수룩한 것 같아 그냥 길러야 겠다고 마음 먹었었다. 긴 머리 질끈 묶은게 더 깔끔한 인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투블럭으로 밀었으면 아마 여태 투블럭이었을 것 같다. 긴 머리 묶은 것보다 훨씬 깔끔하고 좋다.
머리를 자른 건 한 점 후회 없고 마냥 좋은데 늘 가던 동네 미용실을 갔던건 좀 후회가 된다. 핑크택스 너무 적나라하게 받더라. 머리자를때 곱슬기가 심해서 매직했더니 11만원 나왔다. 매번 그 미용실 다니는 오빠한테 얼마 주고 머리하냐 물으니 펌에 커트해서 5만원에 했다고 했다. 나나 오빠나 머리 길이는 같았는데 말이다. 보통 펌보다 매직이 더 비싸다 하더라도 2배 넘게까지 차이나는건 말이 안된다. 그냥 여자라서 더 받은거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은 미용실 갈텐데 핑택 없는 미용실 찾아서 가야겠다. 아니면 바리깡 사서 집에서 밀어봐야하나?
하여간에 주변인들이 머리보고 놀라는것도 재밌다. 머리가 짧아지니 자연스럽게 디폴트로 다니게 된다. 외출 준비 5분도 안 걸린다. 한겨울되면 머리 속이 좀 시릴 수도 있겠다. 여튼간에 대만족이다.
혹시라도 외모적으로 별로일까봐 해보고 싶긴한데 망설이는 여성분들이 있다면, 거리에 수많은 남자들이 별별 얼굴형 두상 등등으로도 잘만 짧은 머리를 하고 다닌다는 걸 아셨으면 한다. 그들도 얼굴 빳빳이 들고 다니는데 못할 게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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