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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 읽는 맛이 들려 도서관을 제 집 드나들듯 자주 가곤 한다. 도서관의 책들도 좋지만 간만에 서점에서 새 책을 사고 싶은 마음에 찾아간 독립서점이 바로 북극서점. 굴포천역 인근 골목에 위치해있다. 방문 전 서점 오픈 여부를 꼭 확인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북극서점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장제로 221번길 27, 2층 Incheon, Korea

북극서점 인스타그램 : https://instagram.com/bookgeuk?utm_medium=copy_link


알록달록한 소품점이 보인다면 맞게 찾아왔다. 북극서점은 바로 옆 건물 2층에 위치해있다.

처음에 이 곳이 북극서점인 줄 알았는데, 여기는 소품점이다. 북극서점은 바로 옆 건물 2층에 위치해있다.

오색찬란한 포스터들을 지나 계단을 몇 걸음 걷다보면
북극서점의 대문이 보인다.
계산대쪽에서 찍은 북극서점의 전경.
표지만 봐도 궁금해지는 책들이 전시되어있다.
티코스터나 메모지 같은 소품들도 판매중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공간.
안에는 책들이 몇 권 진열되어있고 주인장의 추천글도 있었던 듯한데, 너무 급하게 돌아봐 잘 기억이 안난다.
북극서점 안내서. 주변 카페나 식당도 찾아가보면 좋을듯.

서점이 크진 않지만 알차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 장르도 나름 다양해서 좋았다. 독립서점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다보니 구비해둔 책들의 장르가 다양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었다. 북극서점은 흥미로운 책들을 다양한 장르로 구경해볼 수 있었다.

전시회를 하는 공간도 있었다. 전시되어있는 그림들이 참 따뜻하고 색감이 예뻤는데, 사진을 안 찍어와서 아쉽다. 이 서점에서는 전시회도 자주 열린다고 한다.

한참을 구경하다가 겨우 두 권을 골라 사왔다. 나중에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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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초부터 유행하는 코로나의 여파로 집에서 혼술하는 일이 잦아졌다. 갓 스물을 넘기고 부어라 마셔라 했던 때처럼 폭음하지는 않지만 집에서 맥주 두 캔이나 와인 한 병은 거뜬히 비우는 날이 많았다. 술살은 또 어찌나 착실하게 찌는지, 술살 빼보겠다고 런데이를 몇 달간 하면서 5킬로그램을 또 감량했다가, 술의 유혹을 못 이기고 그대로 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주를 하면 했지, 술 없는 인생을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 금주는 인생에 없을거라고 다짐한게 엊그제 같은데.

 화이자 2차 백신 접종 전 며칠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단 생각을 불현듯 했었다. 순간 내가 생각해놓고 어이가 없었다. 천천히 나의 음주패턴을 돌이켜보니,  나는 거의 매일, 꾸준히 술을 마시고 있었다. 맥주 한 캔이나 와인 반 병이나 막걸리 한 병 아니면 위스키 니트로 한 두잔? 내게 이 정도 양은 약간의 취기를 주는 정도에 불과해서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는 않았다. 문제는 음주의 빈도다. 거의 매일 마신다는게.. 아니 잠깐만, 나 알코올중독인가 ?

도서관에 가는 참에 알코올중독 관련 책을 읽어보고 싶어 찾은 책이 캐럴라인 냅의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알코올과 자기의 '러브 스토리'라 칭한다.

나는 술 마시는 느낌을 사랑했고, 세상을 일그러뜨리는 그 특별한 힘을 사랑했고, 정신의 초점을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한 고통스러운 자의식에서 덜 고통스러운 어떤 것들로 옮겨놓는 그 능력을 사랑했다. 나는 술이 내는 소리도 사랑했다. 와인 병에서 코르크가 뽑히는 소리, 술을 따를 때 찰랑거리는 소리, 유리잔 속에서 얼음이 부딪히는 소리. 술 마시는 분위기도 좋아했다. 술잔을 부딪치며 나누는 우정과 온기, 편안하게 한데 녹아드는 기분, 마음에 솟아나는 용기. --- p.19

 초반에서부터 저자의 알코올을 향한 절절한 고백이 이어진다.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실로 완벽해'보인다.' 그러나 그는 유복하지만 냉정한 집안에서 자라 애정결핍이 있었고, 소극적인 성격을 술에 집착하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술을 마실 때는 자신감이 슬며시 생기고 정신적 허기와 불편함이, 고통이 사라진다.

 하지만 결국 술은 그에게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을 막는 방해물임을 깨닫는다.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인정하지 못하게 한다. 한 인간으로서 자기에게 닥친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때로는 실패하면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막는다. 

친구 제인은 알코올은 베일이라는 말을 했다. 우리 앞에 우뚝 서서 진정한 유대관계로 나아가는 길을 가로막는, 보일 듯 말듯한 방패. 메리는 더 간결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것은 정신의 방공호야. 언제나 대기하고 있는."---p.171

그는 친구의 딸들을 봐주다가 술에 취해 아이들을 다치게 할뻔한 아찔한 경험을 한 후, 20년간의 지리멸렬한 알코올과의 사투를 끝내려 재활치료를 받는다. 그리고 AA(Alcoholics Anonymous) 모임에 매번 나가 알코올 중독자들과 함께 경험을 공유하고, 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간다. 비로소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자신이 알코올 중독 여부에 의문이 생기면 이렇게 생각하라.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면 술을 마시면 안되고, 알코올 중독자가 아니라면 술을 마실 필요가 없다.'

얼마나 깔끔한 논리인가.

이렇게 말하라. '알코올 중독자가 아닌 사람들은 새벽 2시 반에 잠에서 깨어 자신이 알코올 중독자인지 아닌지 묻지 않는다.'

이 역시 훌륭한 현실 점검 논리다.

그리고 말하라. '도와줘.' 그러면 놀랍게도 우리에게 도움이 찾아온다. ---p. 369

나를 착잡하게 만든 페이지들.

책 중간 즈음에 문제성 음주 여부를 스스로 알아볼 수 있게 하는 목적의 질문들이 나온다. 총 26개인 예/아니오 질문인데, 여기서 나는 19개의 '예'를 체크해야만 했다. 공교롭게도 저자와 알코올 중독 당시에 체크했던 개수와 같다. 1개만 체크해도 알코올 중독을 의심해야하는 단계라는데, 19개는 알코올 중독 중기 단계에 속한다는게 아닌가..? 

그가 책에 고백했던 것들 중 몇 가지는 솔직히 공감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수치가 같으니 착잡해졌다. 물론 매일매일 술에 절어 사는 정도는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긴 하지만..그렇다고 해서 자랑할만한 음주습관은 아니었으니. 술을 멀리하고 건강을 가까이 해야겠다고 다짐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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