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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온지 벌써 2주나 됐다. 저번주 목요일에 계약하고, 어제 이사했다. 여러 군데 둘러 본 결과 이 집이 제일 낫겠다는 판단이었다. 스페어룸 앱에는 여전히 매물이 남아있었지만, 뷰잉한지 5-6일이 지나서 나갔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곳이었다. 다행히 연락을 해보니 방이 남아 있었고, 바로 다음 날 계약하러가겠다고 했다. 에어비앤비 체크아웃까지 거의 일주일은 남아서 더 집을 보러다닐 수도 있었지만 집에 대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얼른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이었다. 비슷한 조건의 집을 봐도 여기가 제일 좋아보였다. 살다가 별로일 수 있고, 가격도 비싸서 6개월만 계약했다. 

방은 거의 화이트다. 새로 페인트칠을 한 것 같다. 올화이트니까 더 넓어보인다. 커튼과 침대만 색이 다름.

저 작은 티비는 보려면 수신장치를 따로 사야한다고 해서 그냥 치워달라고 했다.
방에 있는 옷장이다. 가져온 옷들, 캐리어 넉넉히 들어가서 딱 좋았다.
플랫 복도.
화장실 안에 세탁기가 있다. 건조기는 아쉽게도 없다..
부엌. 사진 왜 이렇게 대충 찍었는지 모르겠다.

이사 온 집 좋은 점들:

1. 20대 여자 셋만 사는 플랫이다. 남자 하우스메이트는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2. 카펫 없는 우든 플로어라서 청소하기가 편하다. 

3. 방이 넓다(한국 집 내 방보다 좀 넓다). 책상도 있고, 서랍장과 옷장 크기가 커서 짐 보관하기 좋다. 창문도 꽤 큰데 대낮에 해가 적당히 들어와서 좋다. 너무 밝은 방 안 좋아함. 

4. 한식을 자주 만들지는 않지만 한국드라마 좋아하고 한식까지 자주 만들어먹는 집주인이라 한국 음식 요리할 때 부담이 없다. 전기밥통도 집에 있어서 놀랐다. 다른 여자분은 네덜란드인이고, 은행다니는데 아침 일찍 나가서 밤 늦게 들어오는 최고의 하우스메이트.

5. 키친, 화장실 모두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 

별로인 점들:

1. 가격. 월세가 120만원이다. 모든 빌포함 750파운드. 원래 760파운드였는데 너무 비싸다 하니까 10파운드 깎아줬다ㅋㅋ. 원래 예산이 100만원이었는데 도저히 이 가격으로는 구할 수가 없었다. 임시숙소에서 만난 다른 게스트도 7월에 이사갈 예정이라고 했는데 그 분도 월세 750파운드로 구했다고 했다. 이 돈이면 강남 오피스텔 거주도 가능하지 않나 ㅎㅎ

2. 엘리베이터 없는 꼭대기 층. 3층이긴 하지만 짐 옮길 때 힘들었다. 무거운건 아마존으로 다 배달시켜야할듯.

3. 센트럴과 다소 멀다. 이스트 런던 3존이다. 센트럴까지 30-40분 정도 걸린다. 가격대비 위치는 별로같다. 그나마 DLR 역이 코앞에 있고(2분 거리), 캐닝타운 언더그라운드역은 걸어서 15분 정도 걸린다. 치안이 안 좋을 수 있겠다 싶었으나 동네 여러 번 둘러본 결과 그냥 유색인종 많은 평범한 주거지역 느낌이다. 

4. 시티 공항 근처라 비행기 소음이 있다. 그러나 임시숙소였던 에어비앤비 기차소음이 워낙ㅋㅋㅋㅋㅋ레전드였어서 이 정도는 별 감흥이 없다. 임시숙소에서도 잠 잘만 잤다. 기차 소음 때문에 창가 옆에 있는 침대가 덜덜 떨리는 수준이었음.

5. 3주에 한 번 화장실 청소를 해야한다. 다른 플랫들 보면 청소부가 1-2주에 한 번씩 와서 공용공간 청소하는 경우가 있던데 여긴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화장실 청소인데, 돌아가면서 하니까 3주에 한 번. 키친 청소나 쓰레기 버리는 건 집주인이 맡아서 한다.

5-1. 화장실이 딱 하나임. 변기와 샤워실이 분리된게 좋은데.. 다 같이 있다는 점. 

6. 거실이 없다. 계약하고 난 후 깨달음.. 거실이 없네? 어차피 방에서 주로 지낼 거긴 하지만 아예 없다는 점이 아쉽다. 

 

어쩌다보니 장점보다 단점을 많이 썼다. 근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다. 이제 웬만한 살림살이도 다 장만했겠다 잡만 구하면 되는데 일하기 싫다ㅎ.. 조금만 더 놀고 일해야지. 아 그리고보니 오늘 NI 넘버 신청했다. 저녁먹고 산책 좀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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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집 구하기 쉽지 않다. 정말로. 특히 직업 없이 먼저 집 부터 구하려는 워홀러라면 더더더더더욱.

다른 워홀러들 블로그보면 잡구하기 전 집 잘만 구하던데 막상 와보니 뭐 이리 어려운지 모를일이다. 스튜디오를 구하는 것도 아니고 쉐어하우스의 방 한칸 구하는 건데도 말이다. 1-3존에 위치했는데 가격이 110-120 정도에 룸 컨디션이 좀 괜찮다 싶으면 죄다 카운실 하우스다. 아니면 방이 비정상적으로 작든가.

카운실 하우스는 영국의 공공임대주택으로, 저소득층이 많이 거주한다고 알려져있다. 블로그도 뒤져보고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카운실하우스는 어지간하면 피하라는 말이 많다. 지금 임시숙소도 카운실 하우슨데(알았더라면 절대로 예약 안 했을것), 정말 낡았고 별로다. 수압이 최악이라 샤워하는데 시간이 배로 걸린다. 슈퍼호스트 집이라 덜컥 믿고 저렴한 가격에 의심없이 예약한 내 잘못이지. 그나마 호스트가 친절하긴 하다ㅎ

오늘도 뷰잉 세 개 약속 잡아놓고 셋 다 취소했다. 주소 검색해보니 싹 다 카운실하우스. 가격은 전부 120-130 사이였다. (750-800파운드) 위치가 좋긴 했다. 1-2존. 

https://uksocialhousing.com 

 

UKSocialHous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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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socialhousing.com

이사이트에 뷰잉갈 집 우편번호 적어서 검색해보면 카운실 하우스인지 아닌지 확인해볼 수 있다. 이 사이트 알았으면 일찌감치 걸렀을텐데 오늘에야 알아버렸다. 

아무래도 아시안 여성으로 혼자 살자니 방 구할 때 고려할 게 한 두 개가 아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도 나보고 엄청 picky하다함ㅋㅋ 당연한거 아닌가? 아무데나 가서 살 수는 없지 않냐고.

내 뷰잉 기준은 대충 이렇다. 

1. 동네 치안, 위치 : zone 1-3, 4존 넘어가면 교통비가 더 들 것 같아 제외했다. 동네 치안은 사실 동네 가서 직접 돌아다녀봐야 알 수 있다. 방은 좋은데 동네 치안이 딱 봐도 안 좋은 곳들이 있다. 조깅하는 사람들(특히 여자)이나 유모차 끌고 나와서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그래피티 여부, 길거리 깨끗함 등등 직접 거리를 걸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2. 방 - furnished, desk, double glazing windows, 24hours hot water, water pressure, heating system(central인지 개별난방인지)..etc 사실 24hours hot water는 물어보면 그런것도 물어보냐는 반응들이 대부분이다. 당연한건데 가끔 아닌 곳도 있다고 해서 꼭 물어본다.

3. common area 청결도 : 화장실, 거실, 부엌은 공용공간으로 얼마나 깨끗한지, 잘 관리되어있는지를 체크한다. 청소하는 분이 매주 오는게 베스트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한 달/ 2주에 한 번,아니면 아예 없는지)에는 공용공간 청소를 어떻게 하는지 물어본다. 계획표대로 돌아가면서 하는게 좋다. 그냥 되는대로 규칙 없이 하는 곳은 갈등의 소지가 다분하다. 

4. 가격 - 모든 빌포함 최대 120만원(750파운드). 사실 처음 예산은 650파운드로 10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그리고 650파운드로는 1-3존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1-2년 전이면 모르겠으나 물가가 오를 데로 오르고 있는 지금은 불가능한 걸로;

이 모든 기준을 다 충족하는 방은 사실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최대한 고르고 골라서 해봐야지.

어젯밤에 스페어룸 대화창 개수를 세봤더니 총 88개였다. 그 중 직접 뷰잉한 집은 단 10군데. 물론 내 프로필 보고 먼저 연락한 에이전트들도 있긴 하지만 88개라니.. 미쳤다 미쳤어. 

집이 안 정해지니까 불안해서 아직은 관광이니 뭐니 눈에 잘 안 들어온다. 저번주에 뷰잉 사이 남는 시간에 대영박물관 가서 스페어룸만 쳐다보고 나왔다.

힘들어도 별 수 있나 어떻게든 구해봐야지 뷰잉하느라 런던 동네를 여기저기 쏘다니는 데 날씨 하나는 기가 막힌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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